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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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우글로벌 댓글 0건 조회 530회 작성일 16-11-30 10:12본문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도종환님의 저서 모과中에서] 저녁 바람이 라일락 나뭇잎을 일제히 뒤집는다
일이 잘 안풀려 마음이 복잡해지고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면 나는 창가로 간다
그리고 창밖의 나무들을 오랫동안 쳐다 본다
아름다운 꽃들은 지고 없다
꽃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견뎌온 나날들을 생각하며나무는
바람 속에서 얼마나 애가 탔을까
그러나 결국 나무는 꽃을 바람에 되돌려 준다
그토록 아름다운 꽃들을 겨우 몇날 지니다가
다시 풀숲이나
흙 바닥에 뒹굴게 하고 말았을 때
얼마나 가슴 아렸을까
그러나 어떤 나무도 꽃송이를
일년내내 지니고 있을수 없다는 것을
나무는 알고 있을 것이다
피어 있다면 그건 조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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