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것들은★
생명이 있는 것들은 누가 죽여주지 않아도 스스로 죽는 법.
비록 원수라 하여도
내세를 생각하며 원한을 풀지어다.
모든 것은 죽는다는 사실
아무리 힘센 놈도 죽고
아무리 재빠른 놈도 죽고
아무리 잘난 놈도 결국은 죽는다.
공평하도다. 죽음이여.
빽도 통하지 않고 돈도 통하지 않으리니.
때가 되면 누구든 데려가는 도다.
그러니 한 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 있을 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 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0164
출처 [말더듬이의 겨울수첩] 李外秀 지음
≪후기≫ 유성 / 박한곤
이외수씨가 한창때 (1985) 쓴 글이지만
푸른 잎이 생생하다. 경제의 빙하기를 맞아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이 기회에 사랑에 투자함도 바람직할 것도 같다.
우리가 진정 죽음을 알 면 악에서 멀어지고
한 차원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할 여력이 형성된다.
죽음을 모르는 자는 현재의 삶에 도취하다 삶의 판을 접는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