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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운의 일요 放談(옛 분들의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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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우글로벌 댓글 0건 조회 684회 작성일 17-09-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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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운의 일요 放談(옛 분들의 여름나기)  

 

 

  * 청도 석빙고 유적, 서울의 내빙고, 동빙고, 서빙고 외에 지방에도 관청에 속한 빙고가 있었다. 


소운의 일요 放談(옛 분들의 여름나기)     대한문학세계 기자, 소운/박목철



여름이 여름답게 더워야 한다고는 하지만 올여름 같은 더위가 매년 되풀이될까 걱정스럽다.

그동안 전기세가 무서워 자린고비 굴비 쳐다보듯 하던 에어컨을 당장 견디기 어려우니 켤 수밖에

없고 누진 전기세가 얼마나 나올까 하는 걱정은 무더위 앞에 -까짓거 살면 얼마나 산다고-

하는 자학적(自虐 的) 자위(自慰)로 잠시 잊기로 했다.


옛날 분들은 어땠을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문득 옛 분들의 삶을 떠올려 보았다.

그런데, 자세히 옛 삶의 모습을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옛 분들도 나름의

더위를 이기는 지혜를 잘 활용하고 계셨음을 알게 된다. 한여름에도 왕실 분들은 내빙고에서

가져온 얼음을 일상에 사용했고, 높은 벼슬아치들도 여름이면 어름 배급을 받는 호사를 누리며

살았다. (한양 세 곳뿐 아니라 경주, 안동, 창녕 등 현재 남아있는 지방 빙고 만 7곳에 달함)

얼음은 병든 백성이나 나이가 많이 든 원로, 심지어는 옥에 갇힌 죄수에게도 나눠 줬다고 한다


보통 사람의 여름 넘기기에 필수적인 기기를 들라 하면 단연 냉장고와 선풍기이다.

아마 냉장고에 넣지 않은 음료수나 과일을 들라 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무더위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거나 찬 음료수를 마시며, "옛 분에는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이런 생각을 하실 것이다. 하지만 옛 분들은 나름대로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자연의 이치를 잘 활용하여 더위를 극복하셨다는 것을 알면 그 지혜에 놀라게 된다.

옛 분들은 찬 지하수가 솟는 샘물이나 우물물을 냉장고 대신에 이용했고 선풍기 대신에

대류를 유도, 자연 바람을 이용해 더운 여름을 견뎌내는 지혜가 있었다.


옛 분들은 자신의 집을 손수 짓고 살았다.

산을 다니다가도 좋은 목재를 만나면 베어 자식 집 대들보감으로 쓰려고 잘 간직하기도 했다.

손수 짓는 집이니 자연적 조건이 가장 좋은 곳을 골라 집터를 잡고 그곳에 집을 지었다.

집터의 조건은 크게 보면, 햇볕이 잘 들고 북풍을 잘 막을 수 있는 남향 터, 혹시 큰 물난리가

나도 피해를 보지 않을 저지대가 아닌 곳, 거기에 더해 좋은 먹을 물을 구할 수 있는 곳, 등이

집터를 고르는 조건인데, 일단 더위나 추위를 일차적으로 피해 간 곳이 좋은 집터이다.


지금은 남이 지어놓은 집에서 살아야 하고, 집 짓는 사람이 고려하는 조건은 수익성뿐이다.

바람을 막아주는 남향집에 살아 보면 아무리 추운 겨울도 해가 들면 별로 춥지가 않다.

또 하나 가장 중요한 식수는 자연에서 솟아나는 좋은 물이 발견되면 그곳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게 마련이다. 나이 드신 분은 아시겠지만, 먹을 물은 개인의 독점적 소유가 될 수 없었다.

이런 샘이나 우물은 지표수가 아니라 지하수가 솟는 것이다.

지하수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고, 온도가 일정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너무 차서

등물을 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일정한 온도를 가진 좋은 물이다.


이런 물은 산비탈에 솟는 샘일 수도 있고, 동네 가운데 자리하거나, 심지어는 개인 집 마당에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개인 집 마당에 있다 해도 이 물은 동네 사람 누구나 제약 없이 쓰는

공동의 물이었다. 서울에도 상수도가 보급되며 우물을 다 폐쇄해서 그렇지 웬만한 동네는

이런 우물이 하나씩 다 있었다. (마포구 신수동에 있던 친척의 집 마당에도 물맛 좋은 우물이

있었는데 대문을 항상 열어 놓아 동네 사람들이 물을 퍼 가도록 배려했다)


샘이나 우물 하나로 온 동네가? 이런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옛 분들은 물을 많이 소비하지

않았다. 부엌에 물독을 마련하고 여기에 채워둔 물을 아껴 썼으니 많은 물이 필요치 않았다.

여자들은 물을 길어다 독을 채우는 일이 하루를 시작하는 중요한 일과였다.

여러분도 머리에 물 항아리를 얹기 위한 똬리라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것이다.


지하수 온도는 평균 15도 정도라고 한다(좋은 지하수는 마시면 이가 시릴 정도이니 온도가

더 낮을 수도 있다는 생각) 영하의 날씨에 15도이면 물을 데우지 않고 빨래를 해도 손이 시리지

않아 따뜻하게 느껴지고, 30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에 15도이면, 등물을 칠 때 몸서리가 쳐

질만큼 차가운 물이라고 지하수 온도를 이해하시면 된다.

이런 찬물에 과일을 담가 두기도 하고, 미숫가루를 타서 마시기도 하고, 정 더우면 몸서리치며

찬물에 등물도 하고 목욕도 했다. 옛 분들에게는 찬 지하수가 냉장고 못지않은 역할을 한 셈이다.


혹시 시골 마을 입구에 자리한 정자나무 밑 평상에서 땀을 식혀 본 경험이 있으실 것이다.

날이 더울수록 시원한 바람이 강하게 부는 이치는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들어 내는 기류의

이동 때문이다. 한 곳의 기온은 높고, 한 곳의 기온이 낮으면 대류가 생겨 공기가 이동하고

이 이동을 우리는 바람이라고 한다. 커다란 정자나무가 만드는 그늘이 바람을 만드는 것이다.


옛날 집을 살펴보면 앞마당에 나무를 심거나 하지 않고 맨바닥으로 두고 타작을 하거나

고추를 말리거나, 집안 행사가 있을 때 멍석을 피고 행사를 치르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대신 뒤꼍에는 화단도 만들고 나무도 심고 햇볕도 덜 들어 상대적으로 그늘이 생기게 마련이다.

햇볕이 따가운 남쪽의 앞마당은 온도가 오르고, 그늘이 진 북쪽 뒤 마당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다.

남과 북을 가로막은 집의 퇴청 마루에 달린 뒤꼍 문을 활짝 열어 놓으면 바람길이 생기는 것이다.

앞마당과 뒤 마당의 온도 차에서 생기는 바람이 대청마루를 통과하면, 자연 선풍기가 된다.

옛 분들은 이런 대류 현상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자연 선풍기를 만들어 더위를 물리쳤다.


퇴청 마루에 목침을 베고 누우면 자연이 선사하는 바람은 선풍기의 바람과는 차원이 다르다.

차가운 샘이나 우물에 담가 두었던 수박을 갈라 내면, 차가운 서릿발이 서린 듯, 아 시원하다!

탄성이 절로 나올 법하다. 더구나 옛 분들은 빈둥거림이 없이 땀 흘려 일했으니 더더욱,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도다-

풍류가 놀랍지 않은가?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롭게 산다는 지금, 에어컨 껐다 켜기를 반복하며 옛 임의 풍류를 부러워

하다니, 올여름이 덥기는 더운 모양이다.




여름 素描          소운/박목철


부채질도 버거운데

선풍기인들

지친 날개 헉헉, 以熱治熱 하라 하고

장마 지겹다더니

이글거리는 태양 변덕 부리듯

나뭇잎 기가 죽어 고개 숙였다.


정자나무 그늘에

매미 소리 자장가 삼아

午睡 즐기던 전설을 찾으려면

타임머신이라도 타야 할까?


병아리 때 재잘거림 잦아든

텅 빈 학교 운동장, 매미 소리만 자지러지고

도시의 소란함 몽땅 옮겨 간

해변 소란함에 파도도 할 말을 잊었다.       -소운 시집, 세월에 실린 나그네 발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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