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 쓸쓸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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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우글로벌 댓글 0건 조회 759회 작성일 22-05-31 12:08본문
사는 일이 쓸쓸할 때 / 박소향
사람 없이 혼자로도
행복하고 싶을 때
오후가 밀려드는 강가에 가보라
거기 무수한 혈흔의 그리움이 숨어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지나가는 쓸쓸한 행복
조금 보일지도 모른다
사랑 없이 혼자로도
충만하고 싶을 때
빛살 한가득 화려한 저녁 바다로 가보라
거기 끊을 수 없는 절망까지 노을에 타는
눈부신 허무가 표 안 나게 쏟아져
씁씁한 소망 하나 수줍음도 없이
내가 던진 무수한 말에 물들어갈 것이다
이제는
가슴 다 닳아버린 너처럼
미칠 듯 갑갑한 열정이 발갛게 터져
벌어진 틈새로 사랑은 졸고
어느 날 문득 사람 없이
사랑 없이
행복할 수 있는 걸 익히게 되는
사는 일이 쓸쓸하게 될 때
나는
농익은 나이가 들고
이별을 하고
바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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