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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所有 스님'이 떠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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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우글로벌 댓글 0건 조회 711회 작성일 21-11-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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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所有 스님'이 떠난 자리

법정(法頂) 스님이 걸어온 56년 불가(佛家)의 길은
비우고 비우고 또 비운 무소유(無所有)의 삶이었다.

스님은 떠나는 마지막 길목에 서서도 행여
'내 것'이 남을까 저어하며 두루 꼼꼼히 살폈다.

그래서 관(棺)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 말라 당부했다.
"번거롭고 부질없으며 많은 사람에게 수고만 끼치는
장례 의식"도 하지 말라 했다.

이 시대 사람들에게 '비우고 살아가기'의 아름다움을 깨우쳐줬던
숱한 글들도 스님에겐 빚이었다.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生)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된 책들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법정 스님은 전란을 겪고 대학에 다니던 1954년 싸락눈 내리는
어느 날 집을 나선 그 순간부터 자유인이고자 했다.

"휴전 후 포로 송환 때 남도 북도 마다하고
제3국을 선택해 한반도를 떠난 사람들의 심경"이었다.

서울에서 당대 선승 효봉 스님을 만난 뒤
그 자리에서 삭발하고 먹물 옷으로 갈아입고는
"훨훨 날아갈 것 같았다"고 했다.

스님은 그 길로 통영 미래사에 내려가 땔감 수발을 하는
부목(負木)에서부터 불가의 삶을 시작했다.
그 후 반세기 넘도록 스님은 사찰 주지 한 번 지내지 않았다.

아무 조건 없이 기부받은 성북동 요정 대원각을
길상사로 탈바꿈해 창건하느라 한동안 회주를 맡았을 뿐이다.

법정 스님은 197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3년 만에 다시 걸망을 짊어졌다.

"민주화운동을 하며 박해를 받다 보니 증오심이 생기더라.
마음에 독(毒)을 품을 순 없어서 산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고는 '집착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가진 것을
하루 한 가지씩 버리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지난 50년 산업화와 고도성장의 길을 내달려온
한국 사회는 너나없이 탐욕에 사로잡혀
돈과 물질을 좇는 사회였다.

이 시대에 법정 스님이 뭇사람들에게 이른
'무소유'는 분수를 알고 욕망을 다스리라며
내리치는 죽비 소리였다.

그것은 높고 어려운 불법(佛法)의
가르침을 뛰어넘는 부처의 마음 바로 그것이었다.

법정 스님은 1992년부터는 모든 일기와 메모,
사진까지 불태우고 강원도 산골 화전민 오두막을 빌려
시계도 라디오도 없는 삶을 살았다.
그랬기에 스님은 불자(佛子)들을 넘어
평범한 이들의 등불이 될 수 있었다.

법정 스님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무엇이 남느냐"고 스스로 물었다.

"집? 예금? 명예? 아닙니다.
몸뚱이도 두고 갑니다.
죽고 난 후엔 덕(德)이
내 인생의 잔고(殘高)로 남도록 합시다."

스님이 비우고 버리고 나누던
길상사 마당에선 눈 속 매화 향(香)이
몸뚱이마저 버리고 떠나는
스님을 배웅하고 있었다.

-조선일보 사설 20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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